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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지속가능한 농업 전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AI 기반 농업용수 관리 전략

by siahflower2025 2025. 4. 28.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AI 기반 농업용수 관리 전략

농업은 물을 먹고 자란다. 그러나 물은 줄고, 기후는 흔들린다.
AI는 이제, 작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예측하고 수확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설계한다.

 

기후위기와 농업용수의 불균형: 생산성과 수분 스트레스의 충돌

농업은 전 세계 물 사용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일부 국가에서는 90% 이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증발량이 증가하며, 지하수 고갈과 홍수·가뭄의 반복이 일상화되면서 농업 생산성과 물의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 FAO에 따르면, 2050년까지 식량 수요는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농업용수의 확보 가능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농업 물 관리 방식은 달력 중심의 관개 일정, 경험적 수분 판단, 단순 센서 기반 제어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후변동성과 작물별 수분 반응의 이질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오히려 과잉 관개나 물 부족에 따른 생산성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AI 기반 수분 예측 및 관개 최적화 시스템이 기후위기 속 농업용수 관리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농업용수를 어떻게 예측하고 설계하는가

AI 기반 농업용수 예측 시스템은 위성 영상, 토양 수분 센서, 지역 기상 데이터, 작물 생장 모델, 작황 이력 등을 통합해 작물별 수분 요구량, 토양 증발산량, 관개 시기 및 양을 정밀하게 산출한다. 특히 머신러닝 모델은 다변량 입력 데이터를 학습해 토양-기후-작물 간 상호작용을 반영한 맞춤형 관개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딥러닝 기반 모델(LSTM, GRU 등)은 기상 시계열 예측에 사용되며, 랜덤 포레스트와 XGBoost 모델은 토양 수분 변화와 작물 스트레스 패턴을 분석하여, 하루 또는 주 단위의 최적 물 사용량을 추천한다. 일부 시스템은 NDVI(식생지수), EVI(개선 식생지수), LST(지표 온도) 등을 실시간 위성영상으로 추출하고, AI가 이를 토양 수분 잔존량과 연계해 판단한다. 이를 통해 정확한 시기와 범위의 정밀 관개(Precision Irrigation)가 가능해지며, 기존 대비 물 사용량을 30~50% 절감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자동 관개 시스템을 통합한 ‘예측형 관개 시스템(Predictive Irrigation)’이 등장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상 변화 예보, 증발산량 예측, 작물 수분 응답 패턴을 실시간 분석해, 관개 시점을 자동 제어하며, 농민은 스마트폰을 통해 경고 알림이나 수동 전환만 관리하면 된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소규모 농가에 기술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점차 간소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실제 적용 사례: AI가 수확과 물을 동시에 설계하는 농업 시스템들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 지역은 고온 건조 기후에서 농업을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이며, AI 기반 정밀 관개 시스템이 도입된 곳 중 하나다. 지역 연구기관(CESIC)은 딥러닝 기반 관개 모델을 적용해 작물별 수분 요구량을 실시간 분석하고, 이를 스마트 밸브 시스템과 연동하였다. 그 결과, 관개 횟수는 평균 35% 감소했고, 작물 생장량은 유지 또는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시스템은 정부 지원을 통해 토마토, 오이, 체리 등 다양한 품목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Netafim은 AI 기반 스마트 관개 솔루션을 글로벌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이 시스템은 Google Earth Engine 기반 NDVI 분석, 작물 수분모델링, 지능형 센서와 연결되어 자동 관개 제어를 수행한다. 2023년 기준, Netafim은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물 부족 지역에서 1만 헥타르 이상에 적용되어, 평균 40% 이상의 물 사용 절감을 실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시스템을 자국 내 기후변화 적응 농업 전략의 일부로 채택하고 있다.

호주는 AI 기반 ‘AgTech Water Analytics’를 도입해 대규모 농업지대의 관개 예측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강우 예측, 대기 수분함량, 증산량을 통합 분석하여 작물군별 대응전략을 제공한다. 일부 시스템은 관개뿐 아니라 농업 에너지 사용량까지 최적화하는 모델로 진화 중이다.
또한 인도의 프레시넷(Fasal)은 AI 기반 IoT 장치와 기상 예측 모델을 결합해, 중소 농가에서도 적용 가능한 AI 관개 도구를 개발하였으며, 이는 2024년 기준 20만 농가 이상에 적용되어 있다.

 

기술 확산과 기후 정책의 통합: 물-식량-에너지의 연결고리

AI 기반 농업용수 전략은 단순한 기술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식량 안보, 수자원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정책 축이 만나는 공간에서 작동한다. 특히 물 부족 지역에서는 농업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지하수와 수표면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이 정책 목표가 되며, AI는 이러한 목표를 수치화, 최적화, 자동화하는 핵심 수단이 된다.

국가 단위에서는 AI 관개 시스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거나 규제 수단으로 연계하는 흐름이 확산 중이다. 인도는 ‘AI4Irrigation’ 프로그램을 통해 AI 기반 관개 시스템 도입 시 보조금과 저리 대출을 제공하고, 작물별 수분 가이드라인을 중앙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호주와 이스라엘은 AI 예측 기반 관개량 준수를 수자원 관리 라이선스와 연결해 정책적 강제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물-식량-에너지 간 자원 균형 조정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동시에, 기술 확산이 소규모 농가에 불균형하게 작용하거나, 데이터 독점이 정책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일부 NGO와 기술 기업은 AI 기반 수분 예측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제공하거나,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통해 접근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AI는 물을 계산한다.
그러나 그 물이 작물과 삶에 닿기 위해선 정책과 공동체가 함께 그 흐름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