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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지속가능성 추적과 정책 기술

탄소배출권 시장과 AI 예측 시스템: 거래 최적화와 리스크 분석

by siahflower2025 2025. 5. 6.

탄소배출권(ETS)이란?

온실가스 배출에 가격을 매기고, 이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제도
감축 효율성 + 시장 유연성을 결합한 대표적 탄소중립 정책 수단

탄소배출권 시장과 AI 예측 시스템: 거래 최적화와 리스크 분석

 

탄소배출권 시장은 기후 정책과 에너지 구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위험·고변동 시장이다.
AI 기반 예측 시스템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분석하고 거래 전략을 최적화하는 데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부상과 구조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서 ‘탄소배출권(Emission Trading Scheme, ETS)’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국가 또는 기업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만든 제도다. 배출 허용량을 초과하면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며, 절감한 경우에는 잉여분을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 메커니즘은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동시에, 감축비용을 탄력적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한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70개 이상의 국가·지역이 ETS를 도입하거나 준비 중이며,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 ETS), 중국의 전국 배출권 거래제, 대한민국의 K-ETS 등이 있다.

배출권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 시장과는 다르게, 정책 변화와 기후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예측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탄소가격은 공급·수요 외에도 정부 정책, 국제 협약, 에너지 시장 변화, 이상기후 등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요동친다. 예컨대 EU ETS의 경우, 정책 발표 전후로 배출권 가격이 하루 사이에 10% 이상 급등락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러한 특성은 배출권 거래 참여자에게 예측의 어려움과 리스크를 안겨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기반 예측 시스템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의 다변수 의존성과 비선형적 움직임을 감지하고, 실시간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별 거래 전략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인공지능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수단 중 하나다.

 

※ 탄소배출권 시장의 기본 구조

할당량(Quota) 정부가 설정한 기업별 온실가스 허용 배출량
거래 가능성 남은 배출권은 판매, 부족분은 구매 가능
시장 참여자 국가, 기업, 금융기관 등
가격 결정 요인 수요·공급, 정책 변화, 국제 협약, 기후 변수 등

AI는 어떻게 탄소배출권 시장을 예측하는가?

AI 기반의 탄소시장 예측 시스템은 전통적인 경제모델이나 회귀 분석을 넘어서는 접근을 제공한다. 주로 머신러닝, 시계열 분석, 강화학습 등이 적용되며, 가격 예측뿐만 아니라 이상치 탐지, 정책 반응 분석, 거래 전략 시뮬레이션 등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시계열 기반 딥러닝 모델이다. 이는 과거 탄소가격 변동, 유럽 탄소허가(EUA) 가격지수, 원자재 가격, 전력 수요, 기후 변수, 정책 뉴스 등을 통합해 예측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LSTM(Long Short-Term Memory) 기반 시계열 모델은 배출권 가격이 특정 시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학습하고, 단기 및 중기 가격 추세를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가 시계열 예측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으며, 복잡한 다변량 정보를 동시에 처리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AI 모델은 단순한 과거 트렌드 학습을 넘어, 실시간 뉴스 및 SNS 데이터를 활용한 정책 반응 예측에도 활용된다. 예컨대, 특정 국가의 규제 강화 뉴스가 등장하면 알고리즘은 가격 상승 확률을 동적으로 계산해 거래 신호를 자동 조정할 수 있다.

또한 AI는 위험 회피 전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과 강화학습 기법은 다양한 시장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스크 분산 전략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특히 금융기관이나 다국적 기업의 탄소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유용하며, 실제로 BNP파리바, ING, 씨티그룹 등은 이미 자체 AI 기반 탄소시장 분석 플랫폼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AI는 탄소배출권 시장의 구조적 복잡성을 해석하는 데 매우 적합한 도구로, 비선형성과 동적 피드백 메커니즘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통계모델과의 차별점을 갖는다. 특히 기후정책, 산업 활동, 에너지 전환 속도가 맞물리는 시장의 경우, AI는 예측을 넘어서 ‘전략 설계 도구’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2023년 기준, EU ETS 시장에서 AI 기반 탄소가격 예측 플랫폼을 도입한 주요 기관은 약 30곳 이상이다. 독일의 에너지 기업 E.ON은 실시간 전력 수요 예측과 탄소배출권 가격을 연결해 최적의 구매 시점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Repsol은 자체 개발한 AI 시스템을 통해 탄소배출권 선물 계약 리스크를 자동 조정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전국 ETS를 출범한 이후, BAT(Baidu, Alibaba, Tencent)를 중심으로 탄소거래 예측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왔다. 텐센트는 자사의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탄소거래소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주요 정책 발표 전후 시장 반응을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상용화하였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 유연성과 함께, 빠르게 시장 안정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민국은 K-ETS 기반의 배출권 거래제에서 SK E&S, LG화학 등 대기업이 자체 AI 예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특히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중장기 감축 목표가 설정되면서, 배출권 가격 전망은 경영 전략 수립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2024년부터 ‘탄소중립 AI 기술 상용화 지원사업’을 통해 배출권 거래와 관련된 AI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정책과 기술이 함께 진화하는 구조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탄소시장과 AI의 통합 전망

탄소배출권 시장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성장 가능성과 전략적 중요성은 매우 크다. 특히 향후에는 거래소 차원의 AI 내장 시스템 구축, 블록체인 기반 배출권 거래 투명성 강화, ESG 평가와 연동된 리스크 관리 플랫폼 개발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탄소시장과 관련된 AI 기술은 지속적으로 특허와 논문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UNFCCC(기후변화협약)와 OECD는 2030년까지 AI 기반 배출권 감시·평가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예측 도구가 아니라, 탄소 시장의 투명성 확보, 리스크 완화, 정책 수립을 위한 전략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향후 탄소세와 배출권 거래제도가 동시에 운용되는 복합시장에서는 AI의 통합 분석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공공영역에서도 AI를 통한 가격 안정화 장치 설계, 기업 맞춤형 감축 전략 추천, 중소기업 대상 리스크 경보 시스템 구축 등으로 그 활용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시장의 불확실성은 기술로 극복될 수 있다.
AI는 그 복잡한 흐름을 읽고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보다 명료한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