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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재생농업에 AI가 개입하다: 토양건강 예측과 생물 활성도 추적

by siahflower2025 2025. 5. 3.

토양은 생명의 토대이며, 농업의 근간이다.
AI는 토양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읽고,생물 활성도를 분석하여 재생농업의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토양 악화의 현실과 재생농업의 등장 배경

세계토양자원평가(FAO, 2015)에 따르면, 전 세계 토양의 약 33%가 심각한 열화 상태에 있으며, 일부 지역은 복원이 불가능할 수준에 도달했다. 주요 원인은 집약적 경작, 경운 중심 농법, 화학비료 과잉 사용, 단작 작부체계, 도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침식 가속 등이다. 토양이 황폐화되면 유기물 함량이 감소하고, 미생물 다양성이 붕괴되며, 수분 저장력과 양분 순환 능력이 저하된다. 이는 결국 농업 생산성 감소, 생물다양성 손실, 탄소 저장 기능 약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이 주목받고 있다. 재생농업은 단순한 친환경 농업을 넘어, 토양 생태계의 회복과 장기적인 생물지속성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무경운 경작, 피복작물 도입, 유기물 투입 확대, 다종 작부체계 구축 등을 통해 토양 건강을 회복하고, 생태계 서비스를 복원하는 것을 지향한다.

하지만 재생농업의 효과는 지역별 토양 유형, 기후 조건, 경작 방식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실천 후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지점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최적화하는 데 있어, AI 기반 토양 건강 분석 기술이 필수적인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AI는 토양 건강과 생물 활성도를 어떻게 예측·분석하는가

AI 기반 토양 분석 시스템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하여 토양 상태를 정밀 평가하고, 회복 가능성을 예측한다. 주요 입력 데이터는 토양 화학적 지표(pH, 질소, 인, 칼륨 농도 등), 물리적 지표(입단 구조, 침투성, 경도 등), 생물학적 지표(미생물 다양성, 유기물 분해율, 지렁이 밀도 등)를 포함한다. 이 외에도 위성 영상 기반 토양 수분 함량, 식생 지수(NDVI, EVI) 변화, 지형 경사도와 배수 패턴 등이 통합 분석에 활용된다.

머신러닝 회귀 모델(Random Forest, LightGBM 등)은 다변량 토양 데이터를 학습하여, 유기물 함량 변화 예측, 미생물 활성도 추정, 침식 위험 지수 산출 등을 수행한다. 딥러닝 기반 모델(CNN, LSTM 등)은 시계열 토양 데이터와 기후 변동성을 함께 학습하여, 장기적 토양 건강 회복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또한, 강화학습 기반 최적화 모델은 다양한 농업 관리 전략(무경운, 피복작물 도입, 유기물 추가 등) 중 어떤 조합이 토양 회복에 가장 효과적인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특히, AI 기반 토양 건강 스코어링 시스템(Soil Health Indexing System)은 수집된 지표를 종합하여 0~100점 단위의 건강 점수를 부여하고, 특정 지표(예: 유기탄소 농도, 미생물군 다양성)가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경고 신호를 발신한다. 이는 농민이 실시간으로 토양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농법을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고 있다.

 

회복을 설계하는 농장의 AI 시스템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General Mills와 OpenTEAM이 협력하여, 농가별 토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생농업 도입 효과를 AI로 분석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토양 유기탄소 농도, 미생물 활성 지수, 경작 이력, 기후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작물별 최적 재생농업 경작법을 추천하고, 3년, 5년, 10년 단위의 토양 회복 경로를 시뮬레이션한다.

호주의 CSIRO는 'SmartSoil' 프로젝트를 통해, 위성 데이터와 지상 관측 데이터를 통합한 AI 모델로 토양 탄소 저장량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토양 유형별로 유기물 투입량, 피복작물 도입 시 탄소 회복 효과를 시뮬레이션하여, 농민이 탄소크레딧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RegenAgTech와 Stellenbosch 대학이 공동으로 포도 재배지를 대상으로 토양 건강 모니터링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드론 기반 다중 스펙트럼 영상과 지상 샘플링 데이터를 결합하여, 포도밭 내 토양 유기물 분포, 미생물 활성 구간, 침식 리스크 구간을 고해상도로 매핑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작 전략을 미세 조정하고 있다.

 

생태복원, 정책 연계, 지속가능 농업 인증으로의 확장

AI 기반 토양 건강 분석과 재생농업 최적화 기술은 농가 단위의 경작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지역 생태계 복원 전략, 국가 기후 변화 대응 계획, 글로벌 지속가능성 인증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2030 지속가능 농업 로드맵에 따라, 재생농업 도입 농가에 대해 토양 탄소 증가량, 미생물 다양성 회복 지표, 침식 저감 효과 등을 AI 기반으로 검증하고, 이에 따른 보조금과 탄소크레딧을 차등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USDA의 Climate-Smart Commodities 프로그램은 재생농업 실천 농가의 토양 건강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 스마트 농업 인증(Climate Smart Agriculture Certification) 부여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채택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AI는 토양 복원의 과정과 결과를 수치화하고, 사회적 인센티브 시스템과 연결하여, 재생농업을 생태적 이상이 아니라, 경제적 현실로 자리잡게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생농업에 AI가 개입하다
재생농업에 AI가 개입하다

땅은 기억한다.
AI는 그 기억을 해독하고 생명의 흐름을 다시 깨어나게 한다. 재생농업은 미래를 위한 생태적 약속이 되고 있다.